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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드라마 보관소/2020한국 드라마

[2020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 가족과 나에 대한 의미

by 드라마 수집가 2023. 7. 13.

[2020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 가족과 나에 대한 의미

 

 

장르 : 드라마

시청등급15세 이상

편성 : tvN 2020.06.01-2020.07.21 (16부작)

제작사스튜디오드래곤,

CP : 조문주

연출 : 권영일

PD : 한소진, 정세미, 정우식

극본김은정

출연 : 한예리, 김지석, 추자현, 정진영, 원미경, 신재하, 신동욱, 김태훈, 한준우, 조아영, 서상원, 이종원, 가득희, 혜정, 배윤경, 권율

 

- 인물관계도

1

방송 날짜 : (202061)

시청률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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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은 평범한 가족의 흔한 일상으로 포문을 열었다. 등산가는 남편 김상식(정진영 분)의 묵은지 타령마저 여느 날과 다름없던 평범한 아침, 출근 핑계로 전화도 받지 않는 둘째 김은희(한예리 분)에게 섭섭함을 토로하던 이진숙(원미경 분)은 가족회의를 소집한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회동은 이들 가족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막내 김지우(신재하 분)를 대동해 첫째 김은주(추자현 분)의 집에 찾아온 이진숙은 사위 윤태형(김태훈 분)까지 불러놓고 졸혼을 선언한 것.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깜짝 발언이었지만 아빠 김상식과 상의, 동의까지 마쳤다는 엄마의 말은 진심이었다. 이진숙의 선언에 가족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갈렸다. 4년 전 그날 이후로 담쌓고 살았던 두 자매는 부모님의 졸혼 문제로 다시 연락을 주고받았다. 첫째 김은주는 뼈 때리는 직언으로 졸혼 이후의 현실을 걱정했고, 둘째 김은희는 난 무조건 엄마 편이라며 지지하고 나섰다.

한편 김은희는 출판을 앞둔 명상원을 찾았다. 저자의 제안으로 명상체험을 하게 된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길고 힘들었던 하루, 과거의 자신과 마주했다. 애써 외면했던 기억을 끄집어낸 김은희. 그날, 엄마 이진숙은 울고 있었다. 그리고 9년이나 사귀었던 남자친구 이종민(최웅 분)이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를 묵인한 남사친 박찬혁(김지석 분)에게도 얼마나 우스웠냐, 오늘부로 너랑도 끝이다라며 일방적인 이별을 고했다. 위로가 받고 싶어 찾아간 언니 김은주의 현실적인 조언에 다시 보지 말자며 화를 쏟아냈었다. 과거를 돌아본 김은희는 이제야 깨달았다. 엄마 이진숙이 오래전부터 이혼을 준비 중이었음을, 이종민과의 연애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음을, 언니 김은주는 유산을 겪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이었다는 것을, 착찹해하는 박찬혁을 보며 잃어도 되는 것과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것을 잘 헤아리지 못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 김은희 앞에 박찬혁이 서 있었다. 홍보 영상 촬영을 위해 명상원을 찾은 그와 4년 만에 재회한 것. 떨어져 지낸 시간이 무색하게 두 사람은 찐사친 관계를 회복했다. 박찬혁이 제안한 식사 자리에서 김은희는 서른 살 엄청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몰랐어라며 그날의 일을 사과했다. 그리고 언니 김은주를 찾아가 진심을 털어놓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다. 여전한 언니의 훈계조차도 따뜻하고 익숙한 김은희는 과거의 자신과도 화해를 했다.

 

이진숙의 졸혼 선언으로 가장 흔들리는 사람은 김상식이었다. 김상식은 그만하고 싶다는 이진숙에게 마음대로 하라며 버럭 화부터 냈지만, 마음이 복잡했다. 그 길로 밤 산행에 나선 김상식은 다음날까지 행방이 묘연해졌고, 가족들이 경찰서로 향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들 가족에게 찾아온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은희는 이른 아침부터 초조한 얼굴로 박찬혁을 찾았다. 재회한 지 하루 만에 그를 찾아간 김은희는 나 어제 우연히 종민이 만났어. 나 사고 쳤어라고 고백했다. 부대표 임건주(신동욱 분)의 부임 기념 회식 장소에서 결혼기념일을 맞은 이종민을 맞닥뜨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밤 산행에 나섰던 아빠 김상식까지, 평범했던 이 가족에게 일어난 어젯밤 이야기에 궁금증이 쏠린다.

2

방송 날짜 : (202062)

시청률 :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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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연이어 터지는 사건 속에 숨겨왔던 가족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며 충격을 안겼다. 조난 사고를 당한 김상식(정진영 분)이 아내 이진숙(원미경 분)에게 청혼한 1982, 22살의 기억으로 회귀하면서 평범했던 가족은 생각지도 못한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여기에 새로 부임한 부대표 임건주(신동욱 분)와 제대로 사고 친 둘째 김은희(한예리 분), 첫째 김은주(추자현 분)의 비밀을 암시하는 엔딩까지 다이내믹하게 펼쳐졌다. 가족들의 리얼한 일상은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유쾌한 웃음 속에 녹여진 저마다의 고민과 비밀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생각지도 못한 사건과 맞닥뜨린 가족의 각기 다른 시선은 공감을 증폭시키며 가족입니다만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김은희에게 찾아온 낯선 설렘과 아빠 김상식에게 찾아온 기묘한 시간여행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김은희는 4년 만에 재회한 박찬혁(김지석 분)에게 어젯밤 사고의 전말을 고백했다. 다행히 박찬혁이 예상한 최악의 사고는 아니었다. 김은희는 9년 연애의 종지부를 바람으로 찍은 이종민(최웅 분)이 아닌, 새로 부임한 부대표 임건주와 사고를 친 것. 가볍지 않은 이야기에 기꺼이 휴지통이 되어줄 것을 자처한 박찬혁은 휴지통 비우기 했으니깐, 잊어버려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김은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사고 아니네, 너 잊을 마음 없구나라며 진심을 읽어냈다. 분위기에 휩쓸린 하룻밤 실수로 치부하고 싶지 않은 김은희는 박찬혁에게 연애 상담을 청했다. 자신의 마음을 하룻밤 만에 무너뜨린 임건주를 바람둥이라 의심하며, 급기야 그의 심리를 알아야겠다는 말로 박찬혁에게 연애 코치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기게 됐다.

 

그 시각, 첫째 김은주와 엄마 이진숙, 막내 김지우(신재하 분)는 김상식의 실종 신고를 하고 초조하게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상식과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다는 산악회 회원은 가족들이 몰랐던 일들을 알고 있었다. 김상식이 수면제를 모아 두고 있었다는 것. “산에 가서 수면제 한 통 다 때려먹고 잠자듯 죽겠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며, 그의 트럭에서 약병을 목격했다는 말에 이진숙은 충격을 받았다. 김상식의 차가 발견된 휴게소 CCTV에는 들꽃을 바라보다 망연히 산으로 올라가는 그의 쓸쓸한 걸음이 담겨있었다. 다행히 김상식이 쓰러진 채로 발견돼 응급실로 실려 왔지만, 가족들 앞에 나타난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고로 22살 청년 김상식으로 기억이 회귀하게 된 것. 이진숙의 임신 소식을 듣고 프러포즈를 했던 1982년에 기억이 멈춘 김상식은 아내의 껌딱지가 됐다. 여전히 숙이씨만 보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는 김상식의 변화에 속이 타는 이진숙이었고, 삼 남매 역시 청춘의 아빠 김상식은 낯설고 어색했다.

 

한편 김은희는 출근길에서 임건주와 딱 마주쳤다. 사고 이후 아무런 연락도 없었던 임건주는 김은희에게 저녁을 먹자고 청했다. 임건주의 직진에 설레던 순간도 잠시, 서경옥(가득희 분)에게 들은 소식은 찬물을 끼얹었다. 임건주에게 미국에서부터 함께한 약혼녀가 있다는 것. 오랜 연인에게 배신을 당했던 김은희에게 9년 사귄 여자친구의 존재는 허투루 넘길 수 없는 걸림돌이었다. 그리고 김상식은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로 퇴원을 준비했다. 살던 집도, 평생을 바쳐 키운 삼 남매도 기억나지 않아 서운하고 걱정되는 그에게 진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대목은 따로 있었다. 김상식은 이진숙에게 혹시 우리 큰 딸은 알고 있어요? 내가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걸 알아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으며 충격을 안겼다. 기억 저편에 묻어두었던 가족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평화로웠던 이 가족에게 찾아든 변화는 어떤 폭풍을 몰고 올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서로에 대해 잘 몰랐던 가족에게 쌓인 시간은 멀어진 거리감과도 같았다. 김상식이 사고로 인해 22살의 기억으로 회귀하면서 이 가족은 거리 너머의 서로를 보기 시작했다. 평생 부모님의 이십 대, 연애 시절은 생각해본 적 없었던 삼 남매는 현재의 부모님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가족 몰래 수면제를 모으고, 혼자 산에 올랐던 아빠 김상식의 외로움을 이제야 눈여겨 들여다보는 가족의 모습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마치 가족을 둘러싸고 있던 안개가 걷히듯, 가족의 비밀도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첫째 딸 김은주와 유난히 각별했던 김상식이지만, 친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상식은 이진숙에게 청혼했던 것. 세월 속에 숨겨두었던 비밀과 함께 무뎌졌던 진심도 드러나며 뭉클함을 안겼다.

3

방송 날짜 : (202068)

시청률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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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상식의 기억이 22살로 회귀하면서 묻어두었던 비밀도 봉인 해제됐다. 첫째 김은주(추자현 분)가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은 김상식, 이진숙(원미경 분) 평생 안 꺼내기로 한 비밀이었던 것. 하지만 둘의 대화를 막내 김지우(신재하 분)가 우연히 듣게 되며 혼란에 빠졌다. 그 시각 김은주는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과 좁혀지지 않는 거리감으로 속앓이 중이었다. “말 못 할 고민이나 비밀이 있으면 들어주겠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윤태형은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에게 비밀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 김은주와 절친한 바리스타 안효석(이종원 분)이 병원을 찾아와 내가 은주 누나한테 말하기 전에 선생님이 직접 얘기하세요. 먼저 고백할 기회 드리는 겁니다라 했고, 이 의미심장한 경고는 심상치 않은 비밀이 있음을 암시했다.

순박하고 다정했던 22살의 기억만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 김상식에게 현실은 낯설었다. 아내 이진숙의 취향은 과일가게 주인이 더 잘 알고 있었고, ‘숙이씨 숙이씨라 부르지도 못했다.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이미 우리 둘 다 저세상 사람이라는 아내 이진숙의 말처럼, 사라진 기억 속 두 사람은 서로를 생채기 내며 산 세월이 이미 길었다. 아버지의 달라진 모습에 가족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윤태형은 기억을 되찾기 위해 애쓰기보다 당분간 지금의 상태를 즐기라고 조언했지만, 가족들에게는 낭만파 가장의 귀환이 어색하기만 했다.

 

한편, 김은희(한예리 분)는 임건주(신동욱 분)에게 9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박찬혁(김지석 분)의 조언대로 쿨하게 정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흔들리는 마음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할 말이 있다는 그를 만나러 집으로 찾아간 김은희. 임건주는 여자친구의 존재를 솔직하게 밝혔다. 오랜 연인과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는 임건주는 은희씨를 만나고 싶다 고백했고,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자신에게 향하는 그의 진심을 느낀 김은희는 손을 잡았다. 마음을 확인하고 입을 맞추려는 순간 그의 집 현관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리며 김은희는 현실과 맞닥뜨렸다.

 

머리보다 몸이 기억하는 세월은 대단했다. 김상식은 이진숙을 태우고 울산으로 떠났다. 평생 트럭을 몰았지만, 이진숙을 태운 것은 처음이었다. “평생 99점짜리 남편이 되어주겠다고 다짐했던 김상식은 어디로 간 것일까. 잊어버린 세월 속에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김상식은 마음이 복잡했다. 그렇게 울산에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떠나려던 김상식과 이진숙의 앞에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등장했다. 김상식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다가오는 영식(조완기 분). 김상식에게도 비밀이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런 날이 올 거라고. 늘 상상했다라는 이진숙의 목소리는 궁금증에 불을 더욱 지폈다.

 

하나씩 봉인이 풀리는 가족의 비밀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를 이끌었다. 김은주는 김상식의 친딸이 아니었고, 김상식에게는 아버지라고 부르는 누군가가 있었다. 여기에 김은주에게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윤태형과 안효석의 관계, 임건주의 고백에 흔들리는 김은희, 그리고 서랍 깊숙이 간직했던 김은주의 결혼사진을 꺼내어 보는 박찬혁의 알 수 없는 표정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평범해 보이는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각기 다른 사연들이 숨겨져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족이라서 절대 먼지처럼 떨어지지 않는 기억도 있다. 첫째 누나의 비밀을 알게 된 김지우는 무거운 진실을 혼자 견뎌내고 있다. 기억을 잃은 김상식과 추억을 잃은 이진숙 사이의 거리감 뒤에는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며 살아온 수십 년의 시간이 있다. 22살로 돌아간 김상식을 통해 잊고 지낸 추억을 끄집어내는 엄마의 모습은 뭉클했다. 못 말리는 사랑꾼에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삐죽이 삼 형제도 밉지 않았던 김상식.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고 잘 알았던 청춘을 떠올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가족입니다만이 가능한 특별한 공감을 선사했다. 각자의 진짜 모습을 잊고 지낸 두 부부가 서로에게 닫았던 마음의 빗장도 풀릴 수 있을까. 이 가족에게 숨겨진 사연이 베일을 벗을수록, 놀라운 공감 매직도 한층 깊어진다.

4

방송 날짜 : (202069)

시청률 :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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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시간의 세월을 거슬러 잊고 지낸 기억을 꺼내어보는 김상식(정진영 분)과 이진숙(원미경 분). 그 누구도 몰랐고 관심조차 없었던 부모님의 지난 시간과 진짜 얼굴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생각지도 못한 사건과 맞닥뜨린 다섯 가족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웃다 보면, 어느새 가슴 먹먹해지는 울림에 뜨거운 호응도 이어졌다. 여기에 첫째 김은주(추자현 분)가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의 비밀을 마주하는 엔딩은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이날 이진숙은 김상식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영식(조완기 분)과 만나며, 가슴 속에 묻어둔 과거와 마주했다. 이진숙을 발견한 영식은 여기서는 다들 아버지라 부른다며 애써 변명했지만, 그의 존재를 모르는 22살의 김상식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이진숙만이 이런 날이 올 것이라는 걸 예상했다는 듯 담담했다. 이진숙은 영식을 보며 김상식의 숨소리, 발걸음 소리가 달라졌던 그 시절을 떠올렸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남편 김상식의 달라진 모습은 이진숙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아있었다.

 

이진숙의 마음을 알 길 없는 김상식은 그저 같이 있으니 좋다며 손을 잡고 바다로 향했다. 울산이 처음이라는 김상식의 거짓말에는 또 다른 진심이 숨어있었다. 김상식은 울산이 고향이었지만,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진숙과 조금이라도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서울말을 배우고도 말하지 않았던 것. 김상식은 지금까지도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에 씁쓸했다. 뜻하지 않게 떠올린 과거는 두 사람의 첫 만남까지 거슬러 갔다. ‘선녀와 나무꾼처럼, 자신에게 과분한 이진숙이 어딘가 날아가 버릴까 두려워 꼭 애를 셋 낳겠다 다짐했다는 김상식. 빨리 기억이 돌아왔으면 한다며 눈물을 보이는 김상식에 이진숙도 그 시절 참 많이도 울던 그를 떠올렸다. 운명적인 사랑은 없다는 이진숙도 운명적 사랑을 믿는 김상식이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말 못 할 이야기가 쌓여 멀어진 두 사람. 그 시절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며 이진숙에게 기대어 잠든 김상식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임건주(신동욱 분)에게 과거의 연애사까지 털어놓은 김은희(한예리 분)의 결론은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하겠다는 것. 하지만 취객이 잘못 누른 현관 번호키 소리에도 심장이 내려앉을 만큼 둘의 관계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윤태형은 김은주에게 김상식의 자살 시도를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약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수면제를 모아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이었다. 윤태형은 김은희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언제나 엄마의 편이었고, 때로 아버지를 미워하기도 했던 김은희지만 그의 외로움은 미처 몰랐다. 아버지의 부탁으로 대학가요제 노래를 수없이 녹음했지만, 정작 그의 노래는 들어본 적도 없는 김은희. 노래방에서 열창하는 아버지의 몰랐던 얼굴에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김은희는 김상식에게 기억이 돌아오면 나한테 제일 먼저 말해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한편, 김은주는 김상식의 일로 이진숙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 원망은 묻어두었던 자신의 상처까지 꺼내게 했다. 어린 시절 이진숙이 김은주만 데리고 집을 나갔던 기억은 김은주에게 상처로 남아있었다. 김은주는 그날 이진숙이 같이 죽으려 했다고 생각했지만, 진실은 달랐다. “둘이 아닌 셋이 되면 정말 꼼짝 못 할 것 같았다던 이진숙은 당시 막내를 임신하고 있었던 자신이 먹고자 독초 가루가 든 약을 준비했던 것. 박찬혁(김지석 분)과 김은주가 공유하고 있는 비밀도 있었다. 김은주는 김은희와 싸우고도 박찬혁을 찾아가 마지막 짐 정리를 부탁했었다. 4년 만에 재회하는 자리에서 박찬혁은 김은주에게 결혼사진을 건넸다. 사진 속 웃고 있지 않은 두 사람의 모습은 그 시절의 감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다음 날 김은주의 집에서 깬 김은희는 우연히 들어간 윤태형의 서재 노트북에서 충격적인 것을 발견했다. 곧이어 들어온 김은주가 확인한 채팅창 안에는 숨겨왔던 윤태형의 비밀이 담겨있었다. 가족이지만 아무것도 몰랐고, 부부라서 서로에게 숨겼던 그의 비밀은 충격 엔딩을 선사했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고, 가족이기에 더욱 말하지 못하는 진실도 있기 마련이다. 그 비밀은 때로 오해를 빚기도 한다. 잊고 지냈던 시간 너머의 각기 다른 기억이 하나씩 풀려가면서 공감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어린 시절 엄마와의 외출은 김은주에게 잊지 못할 상처였지만, 이진숙에게는 죄책감이었다. 믿었던 남편의 변심을 의심하면서도, 여자가 아니라 엄마로 살기를 결심했던 이진숙의 마음은 아주 오랫동안 곪아가고 있었다. 김은희도 모르게 동생을 챙겼던 김은주의 진심도 말하지 못한 기억의 저편에 숨겨져 있었다. “가족의 문제가 뭔지 알아? 할 말은 안 한다는 거야라는 박찬혁의 말처럼 쌓여왔던 오해는 지금의 거리감을 낳았다. 이제야 가족의 상처와 비밀을 마주하게 된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나갈지, 이 평범한 가족의 특별한 이야기가 갈수록 궁금해진다.

5

방송 날짜 : (2020615)

시청률 :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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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버지 김상식의 문제로 다투게 된 자매는 결국 상처로 남았던 과거의 기억을 꺼내기 이르렀다. “누나들 한순간에 겨울왕국 돼요라는 막내 김지우(신재하 분)의 예언대로 박찬혁(김지석 분)과 기분 좋게 술을 마시던 두 자매는 갑자기 싸늘해졌다. “기억이라는 게 정말 이기적이야, 자기 자신밖에 몰라라는 김은주의 말처럼, 엇갈린 기억은 시각 차이가 존재했다. 엄마 이진숙과 언니 김은주의 가출에 매일 밤 울었다는 김은희는 들꽃 살랑이며 돌아온 언니의 마음을 알 수 없었기에 상처가 남았고, 집을 떠나 내내 불안했던 김은주는 남겨진 김은희의 마음을 몰라서 따뜻하게 잘 지낸 듯한 그의 모습이 상처가 됐다. 누구의 기억이 사실이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서로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기억은 응어리로 남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들 자매에게 감당하기 힘든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의 감정을 쏟아낸 다음 날, 김은주와 김은희는 예상치 못했던 윤태형의 충격적인 비밀과 마주했다. 한참이나 채팅창을 읽어내려간 김은주는 아이를 갖기 위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김은주는 밀려오는 상실감에 무너져 내렸다. 김은희는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언니를 단단하게 끌어안았다. 이내 마음을 추스른 김은주는 늘 이혼을 생각해왔음을 고백했다. 김은주는 거짓된 삶을 살고 싶지 않았던 남편 윤태형의 의도를 간파하면서도, “가족이니까, 가까이 있어서 몰랐다며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김은희는 우유부단한 자신이 선택의 순간마다 간절히 떠올렸던 김은주라면 어땠을지를 언니에게 돌려줬다. “속고 산 세월 보상받고 돌아오라는 김은희의 말은 더 깊게 와닿았다.

 

한편, 김상식은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는 영식(조완기 분)을 만나기 위해 이진숙과 울산으로 향했다. 그러나 영식은 이미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잠적한 후였다. 김상식은 기억의 조각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이진숙과 첫 영화를 보던 날, 사위 윤태형을 처음 만난 날,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를수록 믿기지 않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고 혼란스러워했다. 그리고 실존했던 일과 없었던 일의 기억도 섞이고 있었다. 의사는 기억이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 시절 자주 꾸던 꿈,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둔 바람이나 집착이 섞일 수도 있다는 소견을 전했지만, 이진숙의 걱정은 깊어졌다.

 

김은희는 박찬혁에게 고민을 상담하며 형부 윤태형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돌이켜 보면 결혼을 하겠다고 인사를 왔을 때 설렘이나 뜨거움이 없었던 윤태형의 행동은 모두 징조였다. 그때 말리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해도 시간을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김은주 걱정에 김은희는 월차까지 내고 곁을 지켰다. 하지만, 윤태형은 예정됐던 귀국 날짜에 돌아오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혼란을 짐작했던 사람은 바리스타 안효석뿐이었다. 마치 윤태형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았다는 듯한 안효석의 태도에 김은희는 이상함을 느꼈다. 그 길로 안효석이 있다는 소록도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윤태형과 안효석이 함께 있었다. 기억을 찾아가던 김상식은 이진숙에게 꽃다발과 함께 부족한 놈이랑 살아줘서 고마워요. 저 기억났어요. 이제 우리 졸혼해요라고 말했다. “불안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김은희의 말처럼, 현실로 드러난 불안 앞에 이 가족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평범한 가족을 급습한 비밀은 변화를 가져왔다. 달라도 너무 달랐던 자매는 속마음을 꺼내놓으며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가시 돋친 말에도 기꺼이 상처받은 언니의 곁을 지키는 김은희. 각자가 짊어진 짐 때문에 상대방의 고단함을 모르고 있었지만, 운전하기 싫다며 차를 가족들에게 준 김은주의 배려가 이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김은희를 허허실실, 부족하다 말하는 이진숙에게 걔 안 부족해라며, 그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다그치는 것도 김은주였다. 처음으로 가족 단톡방이 생겼고, 김상식이 혼자 견뎠을 외로움과 고민을 생각했던 가족들은 이제 또 다른 일상을 맞이하게 됐다. 연이어 터지는 사건, 사고 속에서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음을 깨닫는 가족의 모습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김은주, 윤태형 부부부터 기억이 돌아왔다는 김상식의 졸혼선언까지,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을 마주한 이들 가족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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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616)

시청률 :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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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더 이상 거짓된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김은주(추자현 분)의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의 비밀은 거센 후유증을 남겼다. 김상식(정진영 분)은 맞춰지기 시작한 기억 속에 담긴 못난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했고, 홀로서기를 준비하던 이진숙(원미경 분)은 자꾸만 떠오르는 남편과의 추억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다시 사랑에 빠지려는 순간 들린 마음의 소리에 당황한 김은희(한예리 분)의 모습이 그려지며 이들 가족에게 찾아온 변화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남편 윤태형의 비밀을 마주한 김은주는 시어머니를 찾아갔다. 시어머니에게 아들 윤태형의 정체성은 말하지 못한 비밀이 아니라 꺼내서는 안 될 것이었다. 행방이 묘연한 윤태형보다 병원과 평판 걱정뿐인 시어머니를 보며 김은주는 남편이 느꼈을 외로움에 공감했다. 하지만 용서할 수도 없었다.

 

김은희를 불안하게 만든 슬픈 예감은 빗겨 가지 않았다. 김은희는 안효석(이종원 분)을 쫓아 소록도로 떠나는 길에 박찬혁(김지석 분)을 동행했다. 아니길 바라면서 찾아온 곳에는 윤태형과 안효석이 함께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아니었다. 안효석의 연인이 윤태형에게 마음을 주면서 둘의 관계는 끊어졌고, 급기야 안효석의 돈을 가지고 뉴질랜드로 떠나버렸던 것. 오해는 풀었지만, 형부를 납득할 수 없는 김은희였다. 왜 언니를 선택했냐는 물음에 윤태형은 우리 둘 다 가족을 끊고 싶었다. 빚진 마음을 지고 살았고 빚진 기분이 드니 더 싫어졌다고 고백했다. 채팅창 역시 직접 말할 용기가 없어 일부러 두고 간 것. “말로 하면 그 성격에 이해하려고 노력할까 봐,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모를까 봐라는 그의 덤덤한 말은 상처만 남은 진심이었다.

 

김은희가 형부 윤태형에게 원망을 쏟아낼 때 김은주도 소록도를 찾았다. 과거 자신이 박찬혁에게 그랬던 것처럼, 언니는 이미 끝나버린 윤태형이 아닌 김은희를 향해 날 선 말을 내뱉고 있었다. 혼자 끙끙대지 말라는 김은희의 걱정에 믿을 구석이 있어야 기대지라는 김은주의 말은 상처였지만, 힘들다는 말 한마디 없이 혼자 감내해왔을 언니를 떠올리며 마음만 아플 뿐이었다. 김은희는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박찬혁을 남겨둔 채 서울로 떠났다.

 

김은주와 윤태형은 서로에게 상처일 뿐이었다. 아이를 갖기 위해 홀로 아등바등했던 시간이 떠올라 눈물을 터뜨리는 김은주에게 윤태형은 가족이 지긋지긋하다면서 기를 쓰고 가족을 만들려는 거 가증스러웠다는 모진 말을 쏟아냈다. 김은주 역시 맘에도 없는 독한 말을 뱉었다. “잘 됐다. 너한테 아무 감정 없다. 그리고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며 차갑게 돌아섰다. 홀로 상처받고 외로웠을 윤태형의 시간을 헤아린 김은주와 나쁜 자신을 이해해 줄까 독한 채팅을 읽어보게 한 윤태형. 서로를 잘 알기에 외면했던 진실, 상처뿐인 진심은 안타까움을 안겼다.

 

혼자 바닷가를 서성이던 김은주 앞에 박찬혁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은희는 박찬혁의 첫사랑이 김은주였음을 알고 있었다. 김은희가 박찬혁과 함께 소록도를 찾은 이유는 그가 언니의 상황을 알았으면 했고, 곁에서 언니를 위로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김은희의 말에 박찬혁은 그 어떤 부정도 긍정도 않고 김은주와 함께 올라가겠다는 말만 남겼다. 힘들 때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김은주는 큰 위로를 받았다.

 

한편, “기억이 돌아왔다 주장하는 김상식의 22살은 생각보다 빨리 끝나는 듯했다. 기억이 완전하지 않지만, 서서히 돌아오고 있었다.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기억 속에 자신은 고집불통에 못난 사람이었다. 믿기 싫은 모습에 괴로워하던 김상식은 이진숙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책했다. 신경정신과 정기검진 문자까지 받고 나서야 매일 감정 상태를 적던 기억이 났고, 혼란은 가중됐다. ‘졸혼을 꺼내든 김상식의 마음은 이진숙을 향한 미안함이었던 것. 여기에 홀로서기를 준비하던 이진숙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자꾸만 떠오르는 김상식과의 옛 추억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멀어졌던 시간을 봉합하게 한 김상식의 시간여행이 이대로 끝을 맺을지, 안타까움을 더했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서울로 돌아온 김은희에게 임건주(신동욱 분)는 예상치 못한 비밀을 털어놓았다. 지난 1년 동안 메일을 주고받았던 씨즐이 바로 임건주였던 것. “김은희가 궁금해졌고, 보고 싶어서 왔고, 사랑에 빠졌다는 임건주의 진심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의 고백은 김은희를 다시 설레게 했다. 마음을 확인하고 입을 맞추던 그때, 김은희에게 생각지도 못한 동요가 찾아왔다. 두 사람 앞에 김은주와 박찬혁이 탄 차가 멈춰 선 것.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 마음을 두드리는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제발 네가 아니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리라는 김은희의 속마음은 찐친 박찬혁과의 관계 변화를 예고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윤태형이 투하한 비밀의 후폭풍은 거셌다. 빚진 마음으로 시작된 관계는 상처만 남을 뿐이었다. 윤태형의 외로움과 상처를 이해하면서도, 그를 용서할 수 없었던 김은주. 누구에게도 의지하려 들지 않고 괴로움을 홀로 삭이는 언니를 보며 내가 옆에 있어 줬다면 달라졌을까라고 자조하는 김은희의 모습도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관계도 급변하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어긋났던 김은주와 윤태형 부부, ‘못난 자신과 살아준 아내를 놓아주려는 김상식과 졸혼 결심이 흔들리는 이진숙, 새로운 관계의 정립을 예고한 김은희와 박찬혁까지. 변화하는 관계 속에서 마주한 선택의 순간, 이들이 택한 답은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7

방송 날짜 : (2020622)

시청률 :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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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돌아왔다는 김상식(정진영 분)에게 이진숙(원미경 분)은 묻어두었던 과거의 상처를 꺼냈다. 참고 버텼던 이진숙의 상처와 울분을 본 김상식은 미안함에 졸혼을 서둘렀다. 김은주(추자현 분)는 윤태형(김태훈 분)에게 슬픔을 나눠서 지고 가는 친구로 남자 말했고, 김은희(한예리 분)가 언니 김은주의 출생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하며 새로운 폭풍을 예고했다. 여기에 김은희는 박찬혁(김지석 분)에 대한 마음을 자각했지만, 평생 친구로 남을 것을 스스로 각인했다. 그런 가운데 임건주(신동욱 분)와 헤어졌다는 전하라(배윤경 분)와 마주하는 숨멎 엔딩은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

한번 엇갈린 기억은 되돌릴 수 없었다. 이진숙은 자신도 잊고 살던 편지를 그대로 읊는 김상식을 보며 감정이 폭발했다. 하지만 진짜 이진숙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사고 당일의 진실. “그 밤에 산에 왜 갔냐. 진짜 죽으려 했냐고 눈물로 묻는 이진숙에게 김상식은 그저 안아줄 뿐이었지만, 꾹꾹 참아왔던 상처의 버튼을 눌러버렸다. 이진숙은 22살의 행복했던 시절만을 떠올리는 김상식이 원망스러웠다. “딴 집 살림하고, 딴 애 키우느라 우리 애들은 내팽개친 거는 기억해?”라는 이진숙의 외침은 충격이었다. 김상식은 미안함과 후회로 다시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 김상식은 조각난 기억을 맞추기 위해 매일 쓰던 일기를 꺼냈다. 그 안에는 이진숙이 쓴 적 없다는 편지가 소중히 남아있었다. 쓰다 버린 편지를 달달 외우고 있는 김상식 덕분에 이진숙의 추억도 살아났지만, 부부는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다.

 

한편 김은희는 미처 몰랐던 자신의 마음에 놀랐다. 임건주와 다시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한 순간, 동생 김지우(신재하 분)를 박찬혁으로 착각할 정도로 그를 떠올리고 있었다. “지금 이 자리를 너에게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의 근원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자각한 것. 말할 수 없는 감정이 김은희를 덮쳤다. 연락이 닿지 않아 마음이 쓰이던 김은희는 직접 찾아가는 정성을 보이라는 임건주의 조언을 받고 박찬혁을 찾아갔다. 박찬혁은 우리는 언제든지 기분 나빠지면 다시 안 볼 수도 있는 사이다. 먼지처럼 가벼운 관계에 진을 빼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김은희는 다시는 너랑 연락 끊고 안 보는 사이 되기 싫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김은주의 상황이 정리되고 고민을 들어주는 동안만이라도 연락하지 말자는 박찬혁의 진심을 알면서도 김은희는 왠지 모를 서운함을 느꼈다.

 

김은주와 윤태형은 진실이 지나간 후폭풍의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불같이 일었던 감정이 가라앉은 뒤 담담하게 서로를 정리하기로 결심한 것. 비록 부부가 될 수는 없었지만, 윤태형에게 김은주는 자신의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친구였다. “당신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 난 당신 슬픔 지고 갈게라는 김은주의 말에 윤태형은 바닷가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한편, ‘졸혼을 서두른 김상식은 삼 남매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아무것도 달라질 것 없다며 다독이는 김상식의 말에 삼 남매는 가슴이 미어졌다. ‘대학가요제에 나가고 싶었다던 22살 아빠의 소박한 꿈을 마주하며 아버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뒤늦은 후회는 뼈아팠다. 배운 게 없었기에 대학교도 가지 못하고 평생 꿈을 간직한 채,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아빠 김상식의 이면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드러나기 시작한 비밀은 서로에게 말하지 못했던 진심을 마주 보게 했다. 진심을 전하기에 말이라는 것은 너무 쉬워서 마음에 담아뒀지만, 전하지 못한 마음이 때로 상처가 되기도 했다. 엄마 이진숙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고팠던 김은주의 외로움, 딸만 보면 마음이 무너져도 말로는 다 못 할 고마움과 미안함을 간직하고만 있었던 이진숙의 엇갈린 감정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진숙은 오랜 세월 쌓아온 상처와 울분을 토해내고 나서야 김상식이 줄줄 외고 있는 편지를 기억해냈다. 이제 막 빗장을 열고 풀리기 시작한 진심은 이 가족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진다.

 

관계의 변화도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박찬혁을 향했던 김은희의 동요는 분명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하지만 소중한 친구를 잃고 싶지 않기에 박찬혁과의 관계를 영원한 친구로 정의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임건주와의 새로운 시작점에서 등장한 전하라 역시 예측 불가한 변수다.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 김은희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결혼 전 김은주를 찾아왔다던 김상식. 부녀에게는 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언니 김은주의 출생 비밀에 한발 다가선 김은희의 모습도 또 다른 폭풍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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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623)

시청률 :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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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묻어둔 상처를 꺼내 보이기 시작한 가족들은 몰랐던 진심도 함께 마주했다. 김은주(추자현 분)는 윤태형(김태훈 분)을 향한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고백과 함께 마음 정리를 했다. 여기에 김은희(한예리 분)가 언니 김은주 출생의 비밀을 눈치챘고, 김상식(정진영 분) 진짜 기억이 돌아오면서 이들이 맞닥뜨릴 새로운 진실에도 궁금증을 높였다.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은 다섯 가족이 오해를 딛고 서로를 이해하게 될지 기대가 쏠린다.

 

김은주는 결혼 전에 자신을 찾아왔던 아빠 김상식과의 비밀을 꺼내놓았다. 이진숙(원미경 분)을 찾아간 김은주는 김상식에게서 받은 통장을 건넸다. 다친 자신을 대신해 집안의 가장 노릇을 했던 딸에 대한 미안함으로 차곡차곡 쌓아왔던 돈을 건네며 마음의 빚을 갚고자 했던 김상식. 김은주는 혼자서만 졸혼을 준비하고 아버지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던 엄마에게 원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김은주는 자신에게 갑작스러운 이별을 통보했던 윤태형과 엄마의 모습이 비쳐 보여, 모진 말을 했던 것.

 

김은주에게 평생 가족을 위해 참고 살았던 이진숙의 고된 인생은 미처 보이지 않았다. 따박따박 계산되는 김상식의 고단함과 달리,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시간을 홀로 곱씹으며 이진숙의 가슴은 다시 무너졌다. 자신의 삶이 고작 통장 하나보다 못하다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윤태형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김은주는 혼자 울고 있었다. 스스로 가족을 밀어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상처 가득한 김은주의 모습에 윤태형은 다 내 탓이라며 위로했다. 힘들어할 줄 알았다면 이런 식으로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후회는 아무런 힘이 없었다. 김은주는 은희만 몰랐다면 가족들 속이고 그냥 살자고 했을 것이라고 자책하면서도 그냥 친구로 살자며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가족이 되는 것도, 다시 남이 되는 것도 힘든 김은주와 윤태형이었다.

 

서경옥(가득희 분)을 만나러 간 김은희는 전하라(배윤경 분)와 마주했다. 당황도 잠시, 내색하지 않고 함께 시간을 보내던 김은희는 제일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임건주(신동욱 분)까지 맞닥뜨렸다. 이미 김은희와 임건주의 사이를 알고 있었던 전하라가 만든 자리였다. 복잡한 마음으로 돌아온 김은희는 걸려오는 임건주의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들려오는 건 전하라의 목소리였다. 이별 문제로 다투는 임건주와 전하라 사이에서 김은희는 괴로워했다.

 

한편, 부모님의 성화에 선까지 보고 온 박찬혁(김지석 분)은 김은희를 걸고넘어지는 윤서영(신혜정 분)과의 대화 도중 아무것도 모르니까 좋아했다는 지나간 마음이 툭 튀어나왔다. 박찬혁을 향한 두근거림을 들키지 않으려 애를 쓰며, 쉽게 깨지지 않는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왔던 김은희처럼 박찬혁도 마찬가지였던 것. 제 마음의 소리를 묻어둔 김은희는 잃고 싶지 않은 박찬혁과의 관계를 진짜 친구로 정의했다. 자신에게 각인이라도 시키듯 나 너랑 진짜 친구 할 거다. 완전 친구라는 김은희.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변화하고 있었다.

 

서로의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친구가 되고자 했던 김은주와 윤태형은 아직 후폭풍을 견디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아들 걱정보다 위자료 문제 해결에 더 관심이 많았다. ‘이런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김은주를 선택했다는 시어머니. 김은주는 자신을 형편없는 집안에서 자랐지만 현명하고 소박한 아이로 바라봤던 그의 마음을 읽어냈다. 김은주를 상처 입히는 엄마의 태도에 화가 난 윤태형은 내가 더 안 해요. 그러니깐 포기하세요라며 선을 그었다. 첫 만남의 순간을 떠올리던 김은주는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윤태형을 좋아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당신은 내가 부담스러워진 거야. 내가 당신을 좋아하니까라는 김은주의 말은 차마 닿지 못한 가장 슬프고 쓸쓸한 고백이었다.

 

집을 나온 김상식은 이진숙의 전화도 피했다. 인생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는 배려였지만, 결국 이진숙이 김상식의 일터로 찾아왔다. 이진숙은 김은주에게 줬다던 통장 이야기를 꺼냈지만, 김상식이 알 리가 없었다. 기억이 돌아왔다는 김상식의 말은 거짓이었던 것. 집으로 돌아온 이진숙을 기다리고 있는 건 김은희였다. 엄마의 책 사이에서 김은주의 결혼사진을 본 김은희는 언니 팔삭둥이야?”라고 물었다. 머릿속에서 이미 결론 난 진실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이진숙은 어떤 답도 해주지 못했다.

 

이진숙을 바래다주고 되돌아가던 길, 김상식은 일기를 다시 꺼냈다. 한 달에 50만 원씩 모아 김은주에게 준 통장 이야기도 있었다. 선명하지 않은 머릿속에 아직도 꿈속에 있는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나한테는 가족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괴로워하던 김상식에게 섬광처럼 기억이 떠올랐다. 김은주의 결혼식에 그의 친아버지가 찾아왔었던 것. 긴 이명과 함께 사고를 당한 순간도 떠올랐다. “나 돌아왔구나 짧았던 시간 여행을 마치고 김상식의 기억이 완전히 돌아왔다.

 

다섯 가족에게 변곡점이 찾아왔다. 비밀들이 한 겹씩 벗겨지면서 엇갈린 기억, 오해로 빚어진 상처까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표현하지 않기에 기억 너머의 상처까지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았다. 가족들의 엇갈린 감정은 현실적이면서도 가슴 먹먹함을 안겼다. 가장 노릇을 하며 힘겨운 20대를 보내야 했던 김은주는 엄마 이진숙을 향해 섭섭함과 원망을 털어놓았지만, 엄마의 외로움이나 진심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다. 김은주와 김은희의 엇갈린 기억처럼 어디까지나 이기적인 기억이었다. 이제 김상식의 기억이 진짜 현실로 돌아왔다. 김은주의 출생을 둘러싼 비밀을 비롯해 이 가족이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는 많이 남아있다. 밝혀지는 진실 앞에서 이들 가족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새롭게 열릴 2막에 궁금증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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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629)

시청률 :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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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비밀 속에 숨겨진 진실과 오해로 엇갈렸던 진심을 그려내며 공감 이상의 울림을 선사했다.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김은주(추자현 분)는 감당하기 힘든 현실에도 엄마 이진숙(원미경 분)의 삶과 희생을 깨달으며 변화를 예고했다. 여기에 모든 기억이 돌아온 김상식(정진영 분)이 자책하고 후회하며, 숨겨왔던 비밀을 꺼내놓았다. 가족들 앞에 영식(조완기 분)과 함께 나타난 김상식의 의미심장한 모습은 앞으로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렸다. 오랜 세월을 돌아 마주한 진실은 이 가족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짜 기억을 되찾은 김상식은 살아야 할 이유를 하나만 달라고 기도하던 시절 운명처럼 나타난 이진숙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그녀도 나만큼 행복하고, 나만큼 사랑하기를 바랐던 희망과 달리, 이진숙이 어린 김은주와 집을 나갔던 그 날 이후 김상식은 이진숙이 했던 것과 같은 결심을 했다. 아이들의 아버지로만 살겠다는 것. 오해로 김상식과 이진숙은 그렇게 멀어졌고, 김은희(한예리 분), 김은주 자매에게도 상처를 남겼다. 잘 웃고, 사고 쳐도 당당하던 둘째 김은희가 변한 것도 이진숙의 가출 이후였다. 김은희는 다시 버려지고 싶지 않아 평생 이진숙의 눈치를 보고 언니 김은주에게 심통을 부리며 살아왔다.

 

그 시간이 미안해서라도 김은희의 예감은 사실이면 안 됐다. 하지만 불안은 빗겨 가지 않았다. 이진숙은 김은주가 김상식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은희는 언니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 입으로 알게 하지 말라고 이진숙을 다독였다. 이진숙은 김은주를 데리고 예전에 살던 동네로 갔다. 이진숙은 아이를 지키고 싶었고, 오랫동안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 김상식과 가족이 되기로 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털어놓았다. 그 시절 당시 집안의 수치로 외면받으면서도 배 속의 아이를 선택한 22살 여대생 이진숙의 삶과 희생이, 이제 그때의 엄마보다 나이가 많아진 딸 김은주의 눈앞에 그려졌다. 갑작스러운 진실에 혼란스러우면서도 김은주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아서 고맙다고 생각하며 떨리는 이진숙의 손을 잡았다.

 

한편, 김은희와 박찬혁(김지석 분)은 서로를 생각하고 있었다. 명상원 미팅을 간 김은희는 달력에 적힌 박찬혁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내심 그를 기다렸다. 그런 김은희 앞에 숨이 차게 달려온 박찬혁이 있었다. 김지우(신재하 분)로부터 김은희가 언니 김은주의 비밀을 알게 됐다는 사실을 접한 박찬혁은 그가 걱정돼 달려왔던 것. 담담한 위로와 함께 걱정돼 뛰어왔다는 박찬혁의 말에 김은희는 설렘을 느끼면서도 친구 끝! 오늘부터 1일 하려고 했다는 진심이 섞인 농담으로 다시 마음을 붙잡았다. 하지만 김은희는 자신도 모르게 흔들리고 있었다. ‘영원한 친구로 두고 싶을 만큼 소중한 존재인 박찬혁을 향한 마음을 홀로 정리했지만, 임건주(신동욱 분)와의 사랑도 쉽지 않았다. 전 연인 전하라(배윤경 분)의 등장 후 일주일간 연락이 없었던 임건주와 마주한 김은희는 더는 안 한다는 말과 함께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섰다.

 

현실적인 김은주답게 이진숙 앞에서는 담담히 진실을 받아들이는 듯했지만, 괜찮을 리 없었다. 김은희를 찾아간 김은주는 엄마 이진숙에 대한 미안함과 혼란으로 그토록 애틋했던 아빠 김상식를 향한 삐뚤어진 감정을 보이고 있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김은주와 걱정하면서도 다정한 위로를 건네지 못하는 김은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다. “잘난 척 고개 빳빳이 들고 살다가 자기 발밑조차 못 본다는 김은희의 말이 가슴에 박힌 김은주는 집을 뛰쳐나갔다. 뒤늦은 후회로 따라나선 김은희는 주저앉아 우는 김은주의 낯선 모습에 무너져내렸다. 한편, 기억을 찾은 김상식은 이진숙이 일하는 요양원을 찾았다. 이미 이진숙과 과일가게 사장 유선일(서상원 분)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요양원까지 뒤쫓아온 적이 있던 김상식은 둘의 사이를 의심했다. 하지만, 이진숙은 유선일의 아내를 병간호하고 있었던 것. 자책과 후회를 하던 김상식은 아이들을 불러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김상식은 영식 부자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우리 다 가족인데 이제 서로 얼굴은 알고 지내야 할 것 같다는 김상식의 예상치 못한 선택은 충격 엔딩을 선사했다.

 

평범했던 가족의 비밀이 매회 반전을 선사했다면, 2막에서는 그 비밀 속에 숨겨진 진실과 진심을 마주하는 가족의 선택이 그려졌다. 드러난 비밀은 오해를 풀게도 했지만, 또 다른 엇갈림을 만들기도 했다. 김은주는 자신 때문에 젊은 날을 희생한 이진숙의 삶을 이해하게 됐지만, 혼란스러운 마음은 김상식에게 원망이 되어 돌아가고 있었다. 그만큼 김은주는 김상식이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아버지에게만큼은 유독 다정했던 김은주가 보인 내가 예쁘긴 했나라는 자조 섞인 물음, “내 아버지 아니잖아라는 반응은 이진숙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진실을 털어놓기 두려워 묻어두기만 했던 비밀들은 결국 평생 지워지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오해로 상처받고 엇갈리지만, 성장통을 겪어가는 가족의 모습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박찬혁의 말대로 가족은 서로를 잘 알기 위해 노력이 필요한 관계이기도 하지만, 김은희의 자책처럼 남이 찾지 못하는 급소를 잘 알고 있다. 언제든 강력한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관계이기도 했다. 과연 이 가족들이 상처를 봉합하고 이해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은희와 박찬혁의 관계 변화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김은희와 박찬혁은 친구라는 틀에 서로를 묶어두고 있었다. 박찬혁에 대한 마음을 자각하고도 친구로 선을 그어왔던 김은희와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마음이 기울었던 박찬혁. 두 사람만 몰랐던 마음의 변화가 드디어 맞닿게 될 것인지 이들의 행보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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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630)

시청률 :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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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는 아빠 김상식(정진영 분)의 숨겨진 과거가 밝혀졌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됐지만, 오랜 세월 겹겹이 쌓이고 깊어진 오해와 상처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로 어린 영식을 다치게 했던 김상식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의 삶을 책임지고 있었다. 엄청난 비밀을 지금껏 말하지 않았던 김상식에게 이진숙(원미경 분)과 삼 남매는 큰 배신감을 느꼈다. 여기에 김은주(추자현 분)를 통해 김은희(한예리 분)의 지난 마음을 알게 된 박찬혁(김지석 분)은 자신도 모르게 김은희를 향해 가고 있던 마음을 자각했다. 김은희에게 직진하는 박찬혁의 심쿵 엔딩은 결정적 변화를 예고하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영식(조완기 분) 부자와 함께 나타난 김상식은 내가 평생 두 집 살림해 온 것 같다는 고백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상식이 털어놓는 비밀은 충격이었다. “큰 죄를 짓고 이 나이까지 가족을 위해서라고 변명하면서 감추고 살았다는 김상식의 진실은 외도가 아니라 사고였다. 1994년 급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던 김상식이 그만 어린 영식을 치고 만 것. 김상식은 두려움 때문에 신고 대신 병원에만 데리고 갔고, 그날 이후 다리를 절게 된 영식을 아들처럼 보살폈다. 그를 평생 책임지고 살아왔던 긴 세월은 가족들에게 상처로 돌아왔다. 영식의 말처럼 가족도 그렇게는 못 한다는 일을 하면서, 김상식은 진짜 가족들과는 멀어졌다. 집을 나와 영식 부자와 함께 살겠다는 김상식의 통보는 가족들을 더욱 아프게 했다.

 

김상식을 향한 가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홀로 감내해온 김상식이 애달프고, 오해로 멀어진 그 시간이 안타까워서였다. 아버지와 추억 하나 없었던 김지우(신재하 분)는 그저 속상할 뿐이었다. 평생 책임을 지겠다는 김상식에게 공소시효라는 게 있다. 평생 혼자 다 책임질 거냐. 이제 늙을 일만 남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진숙도 원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랑 의논이라도 하지 그랬냐. 평생 오해하게 해놓고 홀가분해? 그 긴 세월을 하루 만에 퉁치겠다고?”라며 오해로 엇갈린 세월을 한탄했다. 꽁꽁 묻어뒀던 진실을 꺼낸 김상식은 이 좋은 걸 왜 지금까지 말 못 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쭉 미워해라는 말을 던지며 돌아섰다.

 

평소라면 아버지 김상식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했을 김은주의 반응은 냉정했다. 김상식이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에 혼란을 겪고 있었던 김은주는 아내와 자식들도 온전히 책임지지 못하면서 영식의 인생까지 짊어진 김상식을 책망했다. “엄마한테는 말했어야 했다. 왜 감당도 못 할 일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냐. 사람이 사람을 책임지는 일이 만만해 보이냐는 말로 또 한 번 상처를 남겼다. 김은주의 비난은 자신의 출생 비밀에 대한 상처이기도 했다. 그런 김은주를 찌르는 건 과거의 기억이었다. 영식의 아들을 보며 김은주는 그때 유산되지 않았으면 우리 애가 다섯 살이겠구나, 그런 생각까지 했다. 집으로 돌아와 윤태형(김태훈 분)에게 괜찮은 척 노력하는 거 그만하겠다. 당신 절대 용서 못 하겠다고 말한 김은주. 윤태형을 사랑한 만큼 배신감이 사그라지지 않던 김은주는 결국 우리도 그만하자, 이혼해라며 관계를 정리했다.

 

언제나 김은희를 위로하는 건 박찬혁이었다. 하지만 감정을 각성한 김은희에게 내가 지우를 친동생처럼 예뻐하고, 누나에게 예의를 갖추는 이유는 너다. 그 둘 앞에 항상 내 친구인 네가 있다. 나한텐 내 친구가 제일 중요하다는 박찬혁의 진심은 설레면서도 슬펐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우정 고백에 김은희는 다시 한번 친구로서 선을 그었다. 그리고 임건주(신동욱 분)와의 관계는 깔끔하게 정리했다.

 

김은주를 만난 박찬혁은 결혼식 당일 사진 꼭 보내 달라던 김은주 친구들의 부탁을 전하며, “지금이라도 연락해보라고 조언했다. 가족도 모르는 김은주의 열등감과 상처는 타인이었던 박찬혁의 눈에는 보였다. 부족한 점들을 보이기 싫어 숨기기 바빴던 김은주는 20년 지기 친구들과 멀어지게 됐다. 그리고 가족이 못 해주는 걸 때론 친구가 해 줄 때도 있다는 그의 조언에 깨달음을 얻었다. 김은주는 과거 김은희가 박찬혁을 좋아했다고 말하면서 가족이기에 알 수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첫째와 막내 사이에 낀 둘째이기에 눈치 보고 배려하며 살아왔던 김은희. “자길 낮춰버릇해 제 눈에 괜찮은 사람은 어차피 안 될 사람 선을 그어버린다는 김은주의 말은 박찬혁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박찬혁은 그 길로 김은희를 찾아갔다. 임건주와의 관계를 홀로 정리하고 있던 김은희는 눈앞에 나타난 박찬혁을 보고 놀라워하면서도 반가워했다. 스무 살 때를 떠올리며 추억에 잠긴 두 사람은 함께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던 때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잠시 박찬혁을 남자로 느꼈고, 바로 마음을 접었던 때를 떠올리며 너는 나한테 덕수궁 돌담길이야. 스무 살 가을의 추억 같은 거라고 말하는 김은희의 모습에 박찬혁은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뒤늦은 고백에 김은희를 덕수궁 돌담길로 데리고 온 박찬혁. 그를 바라보며 움직이기 시작한 마음을 자각했다. “너는 추억이라는데, 나는 왜 이제야 시작하려는 걸까라는 박찬혁의 마음속 소리는 심상치 않은 변화를 예고하며 설렘을 자극했다.

 

한편, 이진숙은 김상식을 찾아왔다. 김은주의 통장을 다시 건네며 이거 안 받으면 기어코 집 팔아 반으로 나눠 그 돈 달라는 뜻으로 알겠다는 이진숙의 으름장에 김상식은 어쩔 수 없이 통장을 받았다. 하지만 오해가 모두 풀린 것은 아니었다. “결혼식 날 은주 아버지 왔잖아. 평생 나 몰래 연락하며 지냈잖아라는 말에 이진숙은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 김은주는 홀로 시어머니를 만난 후 윤태형에게 이혼은 우리 둘만의 문제가 아닐 거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두고 봐라고 선전포고했다. 그리고 김은희와 박찬혁은 달라졌다. 김은희에게 직진하는 박찬혁의 심쿵 엔딩은 이들의 변화에 기대감을 높였다.

 

다른 속도의 마음, 풀리지 않는 오해, 여전히 닿지 않는 진심 속에 가족들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김상식과 이진숙이 어긋나기 시작한 오해는 풀렸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깊은 상처로 남았다. 시어머니 앞에서 누구도 태형씨 인생을 반대하고 설득할 수 없다며 편을 들어주면서도 김은주는 윤태형을 쉽게 용서할 수 없었다. ‘가족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비밀, 두려움에 그  하나를 두고 넘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이들에게 변화가 시작됐다. 과연 오해를 딛고 상처를 봉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족보다 가까웠던 15년 지기 찐친 김은희와 박찬혁에게도 새로운 이야기가 쓰여질까. 몇 번이나 박찬혁에게 설렘을 느껴왔지만, 눈치 보고 겁 많은 김은희는 늘 먼저 선을 그었다. 이번에는 박찬혁의 뒤늦은 각성이 시작됐다. 서서히 맞닿기 시작한 두 사람의 이야기에도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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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76)

시청률 :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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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정진영 분), 이진숙(원미경 분) 부부는 서로를 상처 냈던 오해를 풀었지만 오랜 세월 견고히 쌓아 올린 벽을 한 번에 허물기란 쉽지 않았다. 김상식은 조난 사고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했고, 그의 외로움을 마주한 이진숙은 남편이 미우면서도 안타까웠다. 박찬혁(김지석 분)은 마음을 자각했음에도 선을 긋는 김은희(한예리 분)를 한 발짝 떨어져 지켜봤다. 하지만 서로에게 맞닿기 시작한 관계는 또다시 어긋났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없는 김은희에게 실망한 박찬혁은 4년 전, 김은희가 했던 절교 선언을 되돌려주며 충격을 안겼다.

이날 다시 걷게 된 돌담길은 김은희와 박찬혁에게 다른 의미였다. 박찬혁은 김은희를 향한 감정을 자각했고, 김은희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도리질 쳤다. 스무 살의 순간으로 돌아간 김은희는 박찬혁에게 친구 이상의 마음을 품은 적 있다고 덤덤하게 고백했다. “친구라면서 슬쩍슬쩍 훔쳐보고, 네가 멋지게 웃는 모습 찰칵 마음에 찍어두고 잠들기 전에 꺼내보고 그랬다는 이야기에 당황한 박찬혁은 같은 마음인 적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김은희는 박찬혁에게 자신이 평생 친구일 것이라는 사실을 단언하며, 지금의 관계가 편하고 좋다며 선을 그었다. 박찬혁은 그런 김은희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김상식이 평생 짊어지고 있던 마음속 응어리도 풀렸다. 김은주(추자현 분)의 친아버지라고 생각했던 남성의 정체를 알게 된 김상식은 자신의 오해로 평생 이진숙을 괴롭혔다는 사실에 자책했다. 그 오해가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 이진숙은 김상식을 원망하면서도 안타까워했다. 김상식은 오해였다면 난 나를 용서 못 할 것 같다 못난 놈으로 살아왔던 시간을 후회했다. “딱 하루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김상식은 세월을 돌릴 순 없어도, 그 시절이 입힌 상처를 늦게라도 보듬고자 했다. 투박한 말로 데이트 신청을 건넨 김상식은 인터넷에서 보고 배운 대로 카페에서 달달한 음료를 먹고, 집을 나온 후 홀로 지내며 찍어둔 사진들을 보여줬다. 그리고 사고가 있던 날, 산에 왜 올라갔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죽고 싶을 만큼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었어?”라는 이진숙의 물음에 김상식은 죽고 싶을 만큼 억울했다. 평생 짝사랑만 하는 인생인가라고 털어놓으면서도 김은주의 전화 한 통, 이진숙이 좋아하는 꽃 하나에 죽을 마음이 다 날아갔음을 고백했다. 가족을 향한 짝사랑 때문에 죽고 싶었고, 또 가족 때문에 살고 싶어진 김상식은 이진숙 앞에 다시 섰다. 김상식은 혼자 살아보니까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 그게 우리 진숙씨한테 너무 미안해라며 또 한 번 뭉클한 고백을 했다.

 

한편 김은주는 본격적인 이혼 준비에 돌입했다. 아들의 이혼보다 재산 배분에만 관심이 있는 시어머니에 대응하기 위해 꼼꼼하게 자료를 준비한 김은주. 윤태형(김태훈 분)은 스스로를 독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마음 약한 김은주를 걱정했다. 가족이 될 수 없는 두 사람은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친구가 됐다. 김은주는 가족과도 선을 그었다. “예전하고 달라질 거다. 김상식씨 자식은 1 1이라고 확실하게 관계를 정리했다. 하지만 이제 김은희와 김지우(신재하 분)는 김은주의 뾰족하고 냉정한 말 속에 담긴 상처를 볼 수 있었다. 김은주가 마음이 약한 것도, 가족과 연락을 끊지 못할 것도 알고 있는 김은희는 가족들을 떠나있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미안해했다. 김은주는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김상식을 집으로 초대했다. “은주야 미안하다라고 담담하게 털어놓는 김상식의 모습은 애틋하기만 했던 부녀의 변화에 궁금증을 더했다.

 

김은희와 박찬혁의 관계도 미세하게 변하고 있었다. 박찬혁은 김은희에게 친구라고 하면서 너 슬쩍슬쩍 훔쳐보고, 웃는 얼굴 마음에 찍어뒀다가 잠들기 전에 꺼내보려고라며 그의 고백을 인용해 에둘러 마음을 전했다. 달라진 박찬혁이 신경 쓰이고 설레는 김은희의 방어막은 친구를 더 강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정적 변화가 찾아왔다. 윤서영(신혜정 분)의 말을 통해 김은희가 자신을 피하는 이유를 눈치챈 박찬혁은 그를 찾아갔다. “넌 날 어디까지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오늘부로 너랑 끝이다. 너 아웃이다라며 박찬혁은 4년 전 김은희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며 돌아섰다.

 

진심을 마주하고도 멀어진 간극을 좁히기란 쉽지 않았다. “그날 그 자리에서 물었으면 끝나는 걸, 여태 묻어뒀어라는 이진숙의 말처럼, 말 한마디면 풀렸을 오해를 평생 상처로 안고 살아왔던 가족들의 아픔은 또 다른 변화를 낳았다. 그리고 다섯 가족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성장했다. 여전히 화해는 쉽지 않지만,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을 열어보려는 가족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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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77)

시청률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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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 버린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앞으로의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자고 약속한 두 사람. 애틋한 진심을 전하기도 전에 김상식이 이진숙의 눈앞에서 쓰러지며 충격을 안겼다. 여기에 서로에 대한 감정을 자각했던 김은희(한예리 분), 박찬혁(김지석 분)이 또다시 엇갈리게 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김상식은 김은주(추자현 분)를 찾아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버지가 되어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김상식은 못난 아비를 만나 고된 청춘을 보냈던 딸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을 보였다. 그 인생을 꼭 보상해줘야겠다며 통장을 건넨 김상식에게 김은주는 은희였대도 이렇게 열심히 갚으셨겠어요?”라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가슴이 미어진 김상식을 기다리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이진숙이었다. 이진숙은 가족 모두 김은주의 출생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김은주의 마음도 모른 채 자신의 미안함을 갚고자 했던 김상식은 죄책감에 무너져 내렸다. 자신을 한심한 놈이라고 자책하며 오열하는 김상식의 모습은 안타까웠다.

 

김은희는 4년 전 자신이 했던 절교 선언을 되돌려주고 돌아선 박찬혁을 쫓아가 이유를 물었다. 윤서영(신혜정 분)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이미 혼자서 모든 결론을 내린 김은희의 태도에 상처받은 박찬혁은 그만하자며 돌아섰다. 서로를 믿었기에 실망도 컸던 두 친구는 결국 오해로 다시 엇갈렸다.

 

마음이 지친 김은희가 떠올린 사람은 이번에도 위로 부적격자 언니였다. 따뜻한 위로는 없지만, 힘들고 괴로울 때 가장 먼저 보고 싶은 이는 언제나 김은주였다. 김은희는 자신이 했던 말을 돌려받으니 심장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김상식의 방문 이후 감정을 추스르기 힘든 김은주는 그 말이 독한 말인 걸 알았으니 잘 된 거고, 그 말 듣고 심장 아팠으면 넌 그 사람 좋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악역 맡는 것도 이제는 지친다는 김은주에게 김은희는 위로는 잠깐 달콤하지만, 언니가 해주는 아픈 말은 며칠 뒤에 반응이 와서 해결할 힘을 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관계가 변하느니 멀어진다느니 그런 말 하지 마라며 순전히 언니 보고 싶어 왔다는 진심을 보였다. 오랜만에 함께 누워 추억을 떠올리다 잠이 든 자매. 어느새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고 있었다.

 

김상식과 이진숙은 오해로 멀어진 세월을 봉합하기 시작했다. 김상식은 난 우리 애들 너무 사랑했다. 이런 짝사랑은 세상에 없다. 그러니 원도 없다 당신한테만 빚졌다는 말로 상처 주었던 세월을 보듬고자 했다. 이진숙이 읽던 책에 그어진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만 오는 거요라는 구절을 오해했던 김상식은 그때부터 못나졌다고 고백했다. 솔직한 마음을 터놓은 후 김상식은 이진숙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김상식은 뭐하러 돌아왔어. 시침 딱 떼고 살지라는 이진숙에게 혼자서만 22살의 기억을 가지고 사는 것이 재미없었다며,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자고 손을 내밀었다.

 

윤서영의 고백으로 자신이 박찬혁을 오해했음을 알게 된 김은희는 그를 찾아가 사과했다. 김은희는 4년 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것. “다시 만나서 너무 좋았다. 담백한 감정에 덧칠하기 싫었다. 든든하고 안정된 친밀감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도 했다는 고백의 의미를 아는 박찬혁은 다시 그어진 친구란 선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웃으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김상식과 이진숙은 달라졌다. 엄마의 변화는 아들 김지우(신재하 분)가 눈치챌 정도로 집안에 활력이 돌았다. 이진숙에게 정식으로 데이트 신청을 한 김상식은 설레는 마음으로 꽃 한 송이를 샀다. 수줍은 미소와 함께 김상식을 바라보는 이진숙. 22살로 돌아간 듯 환하게 웃는 김상식은 마음속으로 이진숙에게 고백을 전했다. 하지만 진숙씨 너무 늦지 않았죠. 당신이 웃네요. 내가 당신을 다시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그의 진심은 전해지지 못했다. 이진숙에게 다가가려던 순간, 긴 이명에 시달리던 김상식이 쓰러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족의 상처를 대하는 모습은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김상식과 이진숙은 늦게나마 서로에게 다가갔다. 김은주는 윤태형(김태훈 분)과의 이혼을 준비하면서도, 있는 그대로 아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어머니에게 그를 대신해서 화를 냈다. 이제 김은주는 윤태형의 비밀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특별한 가족이 된 것. 성격도 삶의 방식도 달라서 추억은 다른 모양으로 기억돼도, 가장 힘들 때 서로를 떠올리는 김은주와 김은희는 가족이었다. “가족을 깰 수 없어서 지키는 방법이 좀 비겁할 수도 있었던 다섯 가족은 진심을 마주하고 서로를 들여다보게 됐다. 몰랐던 각자의 아픔과 상처를 통해 성장해나가는 이들 가족의 이야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공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허송세월한 시간을 되돌려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부부의 모습은 아름답고도 가슴 저릿했다. 다시 찾은 행복의 순간 쓰러진 김상식은 일어날 수 있을까. 이 가족에게 닥쳐올 새로운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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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713)

시청률 :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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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 마음을 내보이기 시작한 가족들의 진솔한 모습은 따뜻하고 긴 여운을 남겼다. 김상식(정진영 분)과 이진숙(원미경 분) 부부는 서로에게 못다 한 말을 고백하며 마음을 확인했고, 다섯 가족은 한발 깊숙이 서로에게 다가섰다. 여기에 헤어짐이 두려워 선을 긋는 김은희(한예리 분)에게 박찬혁(김지석 분)은 직진을 선언했다. 김은주(추자현 분) 역시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과의 이별을 후회 없이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은 이들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지 궁금증이 고조된다.

새로 산 원피스를 입고 외출 준비를 하던 이진숙은 달라진 자신을 느꼈다. 집안 곳곳은 김상식에게 받은 꽃과 선물로 채워졌고, 돌아보지 못했던 가족을 향한 마음이 보였다. “먹고 사느라 바빴다지만, 우리 그런 말들은 좀 하고 살 걸 그랬어라며 후회하던 이진숙은 아들 김지우(신재하 분)에게 남기는 편지에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하며 스스로 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이진숙은 눈앞에서 쓰러지는 김상식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곧장 병원으로 향한 부부는 아픈 부모님을 말썽 피우는 부모라 불평하는 누군가의 자식들을 보며 착잡했다. 졸혼부터 조난 사고, 영식(조완기 분)과의 문제까지 지난 일들을 떠올리던 부부는 삼 남매를 힘들게 한 건 아닌지 미안함에 마음 아파했다. 자식들에게 걱정을 안기고, 혹여나 짐이 될까 봐 김상식은 아프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정밀검사를 받기로 했다.

 

김은주와 윤태형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혼 절차에 돌입했다. “자기 상처 아프다고 주변 힘들게 하는 거 끔찍한 짓이야라는 김은주의 말에 윤태형은 자신을 지우고 새로 시작하기를 권했다. 김은주는 잘 끝내야 시작을 하지라며 서로를 위한 후회 없는 이별을 하고자 했다. 윤태형은 부모님에게도 구속되지 않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늦었지만, 김은주에게도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너무 미안해서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기 힘들었다는 윤태형의 마음을 이해한 김은주.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한 따뜻한 이별을 맞았다.

 

김은주는 이혼 사실을 알리기 위해 김은희를 대동해 집으로 갔다. 두 딸을 반기는 엄마의 모습에 계획대로 이혼을 고백하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마주 앉은 모녀는 아주 사소하지만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자매는 졸혼 후 아름다운 길을 걷고 싶었던 이진숙의 소박한 꿈, 미남 배우를 좋아했던 엄마의 청춘, 평생 마음 놓고 빈둥거리지도 못했던 엄마의 지난 삶을 알게 됐다. 그 시각, 막내 김지우도 아빠 김상식을 찾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 김지우를 바라보는 김상식의 눈빛은 따뜻했고, 지금까지 누리지 못했던 부자의 시간은 뭉클했다. 김지우는 그냥 아버지 보고 싶어서 왔다는 마음과 함께 전하고픈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를 위해 집으로 들어오라는 김지우의 말에 김상식은 우리가 알아서 할 거야라며 웃을 뿐이었다. 화기애애한 자식들을 보던 이진숙은 가장 바라왔던 평온하고 행복한 순간에 함께하지 못한 김상식을 떠올렸다. “우리도 이렇게 살 수 있었잖아라는 이진숙의 마음속 소리는 안타까웠다. 이진숙은 검진을 앞둔 김상식에게 책임지라고 할까 봐 도망친 그 사람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당신 평생 허깨비랑 싸웠다 좋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약속 지금껏 잘 지켜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더 이상 서로의 진심을 몰라 오해하고 엇갈리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이진숙의 용기였다.

 

김은희와 박찬혁의 관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김은희는 박찬혁의 선생님을 자처하며 면허 연습장까지 찾아왔다. 자신의 가족사와 비밀을 다 알고 있는 박찬혁과 달리, 정작 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김은희는 나한테도 한 번쯤 네 개인금고가 돼 볼 기회는 줘봐라며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박찬혁은 10살 여름방학에 떠난 형의 존재를 털어놨다. 교통사고로 형을 떠나보낸 박찬혁의 아픔과 그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를 알게 된 김은희는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어린 김지우를 보고 형을 떠올리며 부모님의 상처를 깨닫게 됐다는 박찬혁의 이야기는 담담해서 더 뭉클했다. 박찬혁에게 다가간 김은희는 그를 안아주며 열 살의 너를 너무 늦게 위로해줘서 미안해라는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박찬혁의 용기는 또 다른 고백이기도 했다. 박찬혁은 내가 좀 전에 한 이야기 내 옆에 평생 있어 줄 딱 한 사람한테만 하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다는 말로 진심을 전했다. 박찬혁이 김은희가 그어놓은 을 넘겠다고 선언한 것. 그는 넌 친구 해라. 평생 볼 건데 지루해서라도 변하겠지라며 물러섬 없는 직진을 예고했다. 그런 박찬혁 앞에 반지를 끼고 나타난 김은희, 고백에 대한 김은희의 대답은 무엇일지 이목이 쏠린다. 여기에 김은주가 윤태형과 함께 이진숙을 찾아 이혼 사실을 밝히며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더했다.

 

솔직하고 용기 있는 고백으로 상처를 봉합하기 시작한 김상식과 이진숙은 자식들과도 오랫동안 터놓지 못했던 진심을 꺼내놓으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마음속 이야기를 하나씩 고백하며 상처로 남았던 지난 과거를 털어내는 부부의 모습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엄마의 꿈이 궁금하고, 아버지의 안부가 걱정되고, 서로가 조금씩 편해지면서 바라고 꿈꿔왔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서로의 진심을 보고, 보여주려는 노력이 가족 가족이게 만들었다. 현실적이어서 더 애틋하게 마음을 울리는 가족의 변화는 반갑고 또 먹먹했다. 과연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을까. 종영까지 3회만을 남겨둔 가족입니다의 결말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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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714)

시청률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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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혁(김지석 분)은 김은희(한예리 분)에게 숨김없이 마음을 고백하며 관계를 조금씩 변화 시켜 나갔다. 막내 김지우(신재하 분)는 가족들에게 말 한마디 없이 돌연 외국으로 떠나버렸고, 뇌종양 수술을 받은 김상식의 심장에 이상 증상이 찾아오면서 충격을 안겼다.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두고 여전히 그 마음을 다 알기 어려운 가족의 이야기는 진한 여운과 함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이날 김은주(추자현 분), 윤태형(김태훈 분) 부부는 이진숙을 찾아갔다. "우리 가족한테 당신은 쭉 손님이었지만, 당신 가족한테 나는 그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가족"이었기에 직접 이혼을 알리고, 사죄하고 싶었다는 윤태형. 이진숙은 갑작스러운 두 사람의 이혼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이유를 묻는 이진숙에게 윤태형은 "저는 제 가족이 불편하고 싫어서 도망치듯 결혼했다. 은주도 저랑 같은 이유라고 오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태형은 "은주는 가족을 사랑하고 소중히 생각한다는 걸 알았다. 은주가 새롭게 시작하길 바래서 헤어지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결혼을 도피처로 생각할 만큼 김은주가 힘든 짐을 지고 있었음을 알게 된 이진숙은 가슴이 미어졌다. 딸의 이혼이 자신의 탓이라는 이진숙에게 김은주는 "엄마 때문에 지금 나 아주 잘 견디고 있다. 용감한 엄마 덕분에 잘도 살아남았다"며 마음을 전했다. 오해 대신 속 깊은 말로 서로를 생각하고 위로하는 모녀의 교감은 뭉클했다.

박찬혁의 고백 이후 집으로 돌아온 김은희는 "가족을 벗어나는 게 너무 간단해서, 가족의 울타리가 너무 헐거워서 외로웠던" 시절을 돌이켜 봤다. 오랜 남자친구의 배신과 흔한 위로조차 건네지 않는 가족에게 상처받았던 김은희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 인생을 바꾸기 위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자신이 썼던 수많은 다이어리와 글을 보며 마음이 심란해진 김은희는 그때의 흔적을 모두 지우며 그 시절 자신과 작별하기로 마음먹었다.

박찬혁의 고백에 대한 대답에 앞서 김은희가 먼저 찾고 싶었던 건 바로 자신감이었다. 끼고 있던 반지 역시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스스로에게 선물한 것. 김은희는 박찬혁에게 떨어진 자존감부터 추스르고 고백에 대한 답을 하겠다고 했다. 박찬혁은 "난 어쨌든 자신과의 1일을 선언한 너랑 오늘부터 1일을 해야겠다"며 직진했다. 아직은 친구 사이지만 예전 같을 수 없는 두 사람은 나란히 걷다 손이 살짝 닿는 것도 어색하고 신경 쓰였다. 행인을 피하려다 잡게 된 손을 놓지 않던 찰나의 순간에도 낯선 설렘이 감돌았다.

한편, 김상식은 정밀 검사 결과를 받아 들고 충격에 빠졌다. 뇌종양 판정을 받게 된 것. 기억의 회귀 역시 사고가 아니라 종양이 원인이었다. 일을 핑계 삼아 수술을 미루는 김상식에게 이진숙은 "애들 모르게 할 거면 하루라도 빨리 수술해요. 다 낫고 자유롭게 살아요"라며 건강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수술을 결심한 김상식은 영식(조완기 분)을 울산으로 돌려보냈다. 사람 좋은 영식이 아내에게만 유독 못나게 굴었던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김상식은 "사람 귀한 줄 알고 진득하게 기다려"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김은희와 김은주가 불쑥 김상식을 찾아왔다. "저한테 빚 갚듯 계산하시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계산해드려야 한다"는 김은주의 말에 통장의 돈으로 집을 구하기로 마음먹은 김상식은 김은주에게 친아버지를 찾아보길 권했다. 매사에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 김은주의 성격을 알기에 친아버지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김상식의 배려였다.

그 사이 이진숙은 트럭을 처분하기로 했다. '복덩이'라는 이름까지 붙인 트럭은 김상식의 삶 자체였다. 김상식이 청춘을 바쳤던 자리에 앉아 지난 세월을 가늠해보는 이진숙의 모습은 뭉클했다. 트럭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정신과 진료 노트 속에 끼워져 있던 자신의 사진을 보게 된 이진숙은 덧없이 흘려보낸 세월에 마음이 저렸다. 그리고 못난 자신 때문에 화가 나고 죽고 싶었다는 김상식의 시간과 아픔의 무게를 마주한 이진숙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혼을 마무리 지으며 시어머니를 만난 김은주는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병원에서 김상식, 이진숙 내외를 보고도 모른 척했던 시어머니는 두 사람의 표정만 보고도 큰 병임을 짐작하고 있었던 것. "자식들에게 알리지 않는" 부모의 마음을 알기에 김은주에게 사과 대신 소식을 전했다. 김상식의 컨테이너를 찾아갔을 때 마지막이기라도 한 것처럼 딸들과 사진을 찍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 김은주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가족들 모르게 진행되고 있는 사건은 또 있었다. 막내 김지우가 가족에게 벗어나 외국에 있는 여자친구의 곁으로 떠나게 된 것. 박찬혁은 "가족에게 알렸다간 발목 잡힐 것 같아서 도망칩니다"라는 김지우의 문자 통보를 김은희에게 전했다. 김지우에게 가족이란 울타리는 가뿐하게 벗어나고 싶었던 존재였다는 사실에 김은희는 마음이 아팠다. 김은희는 "우리 가족 어떡해. 다들 진짜 아는 게 너무 없었다"라며 자책했고, 박찬혁은 "가족이어도 떠나고 싶으면 떠나는 거"라며 김지우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리고 가족들은 김지우 없이 수술실 앞에 모였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지만, 종양의 위치가 좋지 않아 회복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중환자실에서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김상식에게 심정지가 오면서 충격을 안겼다.

서로의 아픔과 진심을 들여다보며 한발 깊숙이 다가섰던 가족은 다시 문제와 직면했다. 김지우의 갑작스러운 외국행은 가족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서로를 이해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가족은 여전히 짐이자 벗어나고 싶은 무게일 수도 있었다. 윤태형과 타인이 된 김은주는 제3자의 입장에서 시어머니에게 가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여전히 아들보다는 명예가 중요했던 시어머니에게 김은주는 가족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안전막이 되기 위해 죄인처럼 사죄하고 자책했던 윤태형의 이야기를 꺼냈다. 김은주는 그가 남들의 시선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랐다.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봐 수술을 비밀로 했던 김상식, 이진숙 부부의 모습도 안타까웠다. 김상식의 위기, 김지우의 예상치 못한 선택은 이들 가족의 마지막 행보에 궁금증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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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720)

시청률 :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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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발 깊숙이 다가가던 가족은 다시 전환점에 놓였다. 자식들을 위해 살아왔지만, 그 마음 하나 알아주지 않는 삼 남매를 보며 김상식과 이진숙(원미경 분)은 마음이 아팠다. 이진숙은 삼 남매에게 가족의 의미를 물으며, 쌓아왔던 응어리를 터트렸다. 서로가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가 달랐기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상처를 보듬으며 거리를 좁혀가던 다섯 가족이 또 다른 선택지를 맞았다.

 

마냥 어리다고 생각했던 김지우의 선택은 김은희(한예리 분)에게도 충격이었다. 가족에게 인사도 없이 박찬혁(김지석 분)에게만 문자를 남기고 떠난 김지우. 막내의 고민도, 결심도 몰랐던 김은희는 스스로를 다시 돌아봤다. 이제는 문제를 쌓아두지 않고 함께 해결해나가고자 결심한 김은희는 곧장 김은주(추자현 분)에게 알렸다. 김은희와 김은주가 머리를 맞대도 명확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김지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김은주의 말대로 가족은 여전히 쌓아두기만 하고 모른 척하다가 문 한 번 잘못 열어서 우당탕 쏟아져나오는 창고 같은 관계였다.

 

김은희와 김은주는 아버지 김상식의 수술만으로도 버거웠다. 수술 후유증이 올 가능성도 있다는 말에 김은희는 눈물을 흘렸고, 김은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하면서도 그의 손을 꼭 잡아줬다. 수술을 앞두고 다시 기억을 잃을까 불안해하는 김상식에게 이진숙은 기억을 잃으면 나쁜 거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채워 넣으면 된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다행히 수술은 잘 마쳤지만, 예기치 못한 심정지는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김상식을 붙잡아 준 것은 가족이었다. 김상식은 뿌리내릴 곳 없이 혼자 굴러다니던 자신의 인생에 찾아와준 가족을 떠올렸고, 웃으며 깨어나 가족의 곁으로 돌아왔다.

 

막내 김지우의 빈자리는 티가 안 날 수 없었다. 외국 출장을 갔다고 둘러댔지만, 거짓말의 유효기간이 찾아오고 있었다. 걱정하는 이들에게 김지우에 대한 뜻밖의 소식이 닿았다. 호수 근처에서 카약 대여점을 운영하며 조용히 살자는 첫사랑의 달콤한 꾐에 빠져 캐나다로 떠났던 김지우. 그러나 약속한 미래는 그곳에 없었다. 모든 게 거짓말이었던 것. 아버지처럼 살 자신이 없어, 뭔가를 이루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고 싶다며 훌쩍 떠났던 그는 빈털터리가 돼서 돌아왔다. 김지우의 풀 죽은 얼굴을 보니 자매는 화를 낼 수도 없었다. 김은주는 나중에 네가 오늘을 생각하면서 웃을 수 있는 날, 그때 이야기해 달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살가운 막내의 자리로 돌아온 김지우였지만, 이진숙의 반응은 냉랭했다. 김지우의 방에서 미처 버리지 못한 편지를 발견한 이진숙이 가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그의 마음을 알게 된 것. 이진숙에게 막내는 마음도 약하고 가족밖에 모르는 애였기에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다. 가족을 위해 평생을 살았지만 정작 부모님의 노력은 자식들에게 닿지 않았다. 가슴이 무너져내린 이진숙은 퇴원하면 오피스텔에서 살겠다는 김상식에게 우리 둘 다 이제 애들 그만 무서워하고, 그만 생각하자. 우리한테 이제 우리 둘밖에 없다며 손을 잡았다.

 

변화는 김은희와 박찬혁에게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이종민(최웅 분)과의 연애를 통해 다시 연애를 한다면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김은희는 박찬혁에게 임건주(신동욱 분)와의 예상치 못한 만남을 모두 털어놨다. 그리고 박찬혁을 끌어안은 김은희. “어색하고 아무 느낌 없으면 어쩌나했던 걱정과 달리, 설레고 떨리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던 김은희는 우리 한번 시작해 보자며 박찬혁의 고백에 응답했다.

 

한편, 퇴원한 김상식에게 이진숙은 돌멩이는 이리저리 구르다 깨져 모날 수 있으니, 나무해요. 우리 초록이 무성한 시절은 지났으니 아름답게 단풍 져 보자는 마음을 전했다. 이진숙은 김지우의 비밀도 솔직하게 밝혔다. “우리는 자기들 때문에 맨날 속이 미어지는데, 그러면서 또 철석같이 믿는데 애들도 그럴까요. 그냥 우리가 싫어서 떠난 거였어요라는 이진숙의 말에 김상식도 마음이 내려앉았다. 자매의 절연과 김은주의 이혼, 김지우의 도피까지 자식들의 일방적인 선택에 상실감을 느꼈던 이진숙. 김상식의 퇴원 축하를 위해 모인 삼 남매를 불러 앉힌 이진숙은 가족이 뭘까, 너희한테 가족이 뭐니라며 곪아버린 상처를 터트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의 의미를 알고 있는 김지우가 용서를 빌었지만, 김상식은 네 엄마 이제 너희하고 그만할 거야. 내가 그만두게 할 거야라고 선언했다.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 나가던 다섯 가족. “가족이 뭘까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라는 김은희의 자조 섞인 말이 그 어느 때 보다 현실로 와 닿았다.

 

가족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더이상 사소한 일들을 서로에게 숨기지 않았고, 함께 해결하려고 머리를 모았다. “누구보다 많은 상처를 주고받고, 어디서 상처받고 오면 위로해주고 그런 게 가족인 거지라는 박찬혁의 말처럼 가족이기에 이들은 아픔과 상처를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잡돌 같았던 김상식은 삶에 이유가 되어주었던 가족이 있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모든 걸 잃고 자포자기한 김지우 역시 가족이 있기에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거리가 좁혀졌다고 해서 서로를 다 알 수는 없었다. “가족이 뭘까요. 나는, 우리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라는 김은희의 말처럼, 아직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야 할 게 많은 가족. 뼈아픈 성장통을 통해 이들이 완성해 나갈 진정한 가족의 모습은 무엇일지 최종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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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721)

시청률 :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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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해 아는 게 없었던 이들은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개인의 시간을 통해 를 찾고 다시 가족으로 모였다. 여전히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 가족이 다시 찾은 평범한 일상은 깊은 울림을 전하며 가족입니다다운 가슴 벅찬 엔딩을 선물했다.

 

김은희(한예리 분)를 찾아간 박찬혁(김지석 분)은 김은주(추자현 분)의 결혼식에서 마주한 김상식(정진영 분)과 이진숙(원미경 분)의 모습을 떠올렸다. 사이가 좋지 못한 부모님이 자식 때문에 산다는 김은희의 하소연과 달리, 김은주의 결혼식장에서 박찬혁이 느낀 부모님의 모습은 달랐다. 긴 세월 속 서로의 고생을 이해하는 사랑보다 더 깊은 눈빛을 느꼈다는 박찬혁. 김상식과 이진숙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존중의 마음이 담겨 있었고, 이는 가족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더 잘 보였다. 김은주는 가족 모임을 앞두고 김지우(신재하 분)를 따로 만났다. 김은주 역시 가족을 가뿐하게 떠나고 싶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막내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게 얼마나 무서운 것이었는지도 고백했다. 자신의 이혼을 담담히 털어놓은 김은주는 너한테 말 안 한 것들이 많아. 앞으로 할 말을 하고 살자며 김지우에게 먼저 다가갔다.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지만, 엄마 이진숙은 그렇지 못했다. 아물지 않은 상처가 여전히 쓰렸고, 가족이 버거워 부모의 마음과 아픔을 알아주지 못한 삼 남매의 선택에 아팠다. 가족이 전부였던 이진숙에게 인사도 없이 떠난 김지우의 행동은 충격이었다. “엄마한테도 엄마가, 가족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살았던 삼 남매는 이진숙의 상처를 마주하고 안타까워했다. 김은주가 쉽게 풀리실 일 아니니까, 각자 자기 방식으로 정성 들여서 달래드리자고 말했지만,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다섯 가족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김은희와 박찬혁은 설렘도, 안정감도 있는 둘만의 연애를 이어나갔다. 가족 그리고 박찬혁과의 시간을 돌아보며 김은희는 사랑한다는 말을 정작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박찬혁이 기다리고 있는 덕수궁 돌담길로 달려간 김은희는 사랑해. 살면서 의미 없이 외쳤던 그 말 다 합쳐도 이 말 한마디 못 이겨라며 진심을 담아 고백했다. 박찬혁의 사랑한다는 고백과 함께 이어진 입맞춤은 뭉클하고 따뜻했다. 김은주는 이진숙의 동의를 얻어 친아버지를 찾아갔다. 마주한 홍명수(남경읍 분)는 김상식과 정반대의, 지적인 남자였지만 이진숙에게 그러했듯 끝내 무심했고 아무런 감정 없이 김은주를 대했다. 홍명수는 김은주의 존재를 가족에게 알릴 수 없다는 자신의 입장부터 피력했다.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걸 예상한 적 없었냐는 김은주의 물음에 저는 관계의 의미성은 세월이라고 생각한다. 부모, 자식이라도 세월을 함께 하지 않으면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은주는 해결되지 않은 일을 남겨두는 성격이 아니라 한번 뵙고 싶었다며, 홀가분하게 돌아섰다. 친아버지를 마주한 김은주는 마음속에 묻어뒀던 가족에 대한 숙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진숙은 가족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엄마에게도 금세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었고 적지 않은 나이지만 꿈도,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다는 것을 자식들은 몰랐다. 이진숙은 22살의 그 날처럼 집을 나가면서 자신의 인생을 선택했다.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인생을 선택한 60살 이진숙의 결정을 가족들은 존중했다. 가족들은 이진숙의 빈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가족의 시간이 아닌 개인의 시간을, 가족이 아닌 나를 찾는 시간이 가족 모두에게 필요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1년 남짓의 시간이 흐르고 가족들은 조금씩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불쑥 이진숙이 가족의 곁으로 돌아왔다. “자로 잰 듯 딱 맞는 옷을 입으며 엄마의 시간에 우리가 늘 함께였다는 걸 느꼈고 처음 보는 엄마의 환한 웃음, 그걸로 충분했다는 김은희의 말처럼 여전히 서로에 대해 완벽하게 몰라도, 복잡한 를 가족들이 다 몰라줘도, 이제는 곁에 가족이 있음을 느끼며 그들을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가족입니다는 마지막까지 따스한 웃음과 위로, 진한 공감을 선사하며 가슴을 울렸다. “가족이어도 다 달라라는 김은주의 말처럼,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해야지만 온전한 가족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진심을 꺼내놓기가 쉽지 않아 망설이고 쌓아두기만 했던 가족들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잘 헤쳐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가족이 함께이기에 가능했다. 김상식, 이진숙 부부는 오랜 세월을 돌아 후회 없는 내일을 살아가게 됐다. 김은주는 가족이었던 윤태형(김태훈 분)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그의 행복을 빌어주며, 자신 역시 행복해지기 위한 길로 나아가고 있었다. 김은희와 박찬혁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연인으로 따뜻하고 행복한 연애를 이어갔다. 김지우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며, 곁에 있어 주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 중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가족의 모습은 가슴 꽉 채우는 완벽한 엔딩을 선사했다.

#진정한 가족이란? ‘가족 에 대한 의미 있는 고찰

가족도 내가 아닌 타인인데, 우리가 타인을 다 알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가족입니다 우리 역시 각자의 삶을 가진 라는 점을 이야기 내내 관통해냈다. 가족의 구성원인 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짚어낸 것. 가족의 이야기는 누구의 시선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이 됐고, 각자의 비밀과 이를 대처하는 방식을 통해 다채로운 감정 이입을 유도했다. 입장의 차이로 풀어나간 이야기는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는 가족이라는 관계를 보다 현실적으로 들여다보게 했다. 무엇보다 개개인의 사건을 결국 가족으로 향하게 만드는 촘촘한 서사 위에, ‘를 매몰시키지 않고 저마다의 성장사()를 짜임새 있게 엮어내며 공감의 폭을 확장시켰다. 다양한 관계성, 타인의 시각을 통해 인물이 표현되는 지점 역시 자연스럽게 내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공감 매직으로 이어졌다. 가족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다섯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가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일깨웠다. 여전히 서로에 대해 완벽하게 몰라도 가족이다. 함께 해야만 완성되는 것이 아닌, 각자의 삶에 충만하게 존재함으로 가족은 완성됐다. ‘를 온전히 아는 사람은 밖에 없고 모든 것은 순전히 의 몫인 삶이지만, 그럼에도 가족이 있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었다. 각자가 찾아낸 현실적이고 따뜻한 행복에 시청자들도 깊게 물들었다.

 

#현시대의 가족을 바라보는 색다른 접근법! ‘가족극의 진화 권영일 감독X김은정 작가의 힘

가장 보편적인 가족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남달랐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하거나, 가족이라는 이유로 상처가 아물 시간도 주지 않는 화목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가족입니다의 특별함도 여기에 있었다. 무엇보다 평범한 가족의 놀라운 비밀 속에 숨겨진 사연과 아픔을 다각도로 짚어내는 방식에 호평이 쏟아졌다. 가족을 바라보는 색다른 접근법은 권영일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김은정 작가의 통찰력 있는 필력으로 깊이를 더했다. 변모하는 가족의 내밀한 감정까지 세밀하게 포착한 권영일 감독의 절제된 연출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증폭했다.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김은정 작가의 담담한 화법도 명불허전이었다. 가족이라는 관계의 본질을 짚어내고, 곱씹을수록 마음을 울리는 명대사는 따스하면서도 뼈 아픈 현실을 건드렸다.

 

#리얼리티 더한 공감의 원동력!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던 배우들의 열연

현실적인 가족 이야기를 몰입력 있게 풀어낸 배우들의 열연은 공감의 원동력이었다.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짚어내고 드러나지 않은 아픔과 상처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낸 배우들 덕분에 감정 동기화에 성공했다. 타인을 배려하며 살아왔지만 정작 가족 에 대해 몰랐던 김은희의 성장은 한예리가 깊이 있게 그려냈고, 김지석은 가족 같은 타인 박찬혁을 통해 가족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짚어내는 것은 물론, 시선을 환기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은주의 변화를 절제된 감정선으로 그려낸 추자현은 인생캐(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소한 오해로 멀어졌지만 못난 세월을 넘어 진정한 화해를 보여준 김상식, 이진숙으로 분한 정진영과 원미경은 부부의 오랜 세월마저 담아낸 연기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막내 신재하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여기에 신동욱, 김태훈 등 각자의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배우들의 벽한 시너지가 극에 리얼리티를 더하며 공감을 극대화했다.